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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 한국전·2차대전 조형물 들어선다
한인 작가 제작에 참여...전몰·참전용사 기려
- 원예진 인턴기자 (press1@koreatimes.net)
- Oct 01 2026 02:47 PM
3일 스프링뱅크공원서 헌정식 장경희씨 "생사, 희생의 의미 담아"
한인 작가 장경희씨가 제작에 참여한 한국전·2차대전 전몰·참전용사를 기리는 조형물이 온주 런던 스프링뱅크공원(1085 Commissioners Rd. W.)에 들어선다.
전통적인 조형물과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된 조형물은 한국전 참전용사 프랭크 맨츠 목사(런던)가 이끄는 팀이 15년에 걸쳐 추진해온 작업의 결실로, 3일(토) 기념식(헌정식)을 통해 공식적으로 공개된다.

장경희 작가가 삶과 죽음, 희생의 의미를 담아 제작한 전몰·참전용사 조형물의 일부가 지난달 런던 스프링뱅크공원에 설치되고 있다. CTV 방송 영상 캡처
지난달 10일 조형물이 공원에 설치되는 모습을 보며 감격한 맨츠 목사는 이 작품을 통해 참전용사들이 치른 희생의 바탕에 캐나다와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있으며 특히 당시에는 태어나지도 않았던 미래 세대를 위한 사랑이 담겨 있다는 점을 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장 작가는 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처음 제작 의뢰를 받았을 때 조형물을 만들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지만 고등학교 시절 배웠던 입체디자인 경험을 떠올리며 새로운 작업에 도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예술고등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동양화과에서 순수회화를 전공하고 한국에서 작품전을 열었던 작가다.

장경희 작가가 제작에 참여한 조형물을 축소한 모형. CTV 방송 사진
작품의 구상은 장 작가에게 개인적으로도 특별한 시기에 시작됐다. 10여년 전 처음 의뢰를 받을 당시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고, 장 작가는 공원 벤치에 앉아 삶이란 무엇인지 생각하던 중 나무 사이로 햇빛이 비치는 모습을 바라보며 작품의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렇게 시작된 작업에는 삶과 죽음, 그리고 다른 사람을 위한 희생이라는 주제가 담겼다.
작품 속 인물들은 구리와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졌으며, 사람의 윤곽만 남긴 듯한 형태로 표현됐다. 장 작가는 이러한 형태가 사람의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모습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런던의 특성도 작품의 형태에 반영됐다.
빛을 받아 반짝이는 부분은 생명을 상징한다. 반대로 작품 전체가 어두운 분위기를 띠는 것은 빛과 희망이 없는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서다.
전쟁으로 인한 죽음은 구리로 만든 인물에서 드러난다. 늘어진 형태의 인물은 시간이 지나 비를 맞으면 산화돼 붉은색으로 변하도록 제작됐으며, 장 작가는 이 붉은색이 전쟁에서 흘린 피를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작품을 따라 흐르는 빗물 역시 피를 상징한다.
조형물에는 전쟁과 평화로운 시기에 군 복무를 한 이들의 희생을 나타내는 남녀 14명의 인물이 포함된다. 각 인물 옆에는 QR코드를 부착해 방문객들이 작품의 의미를 살펴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장경희 작가가 지난달 런던 스프링뱅크공원에서 CTV 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CTV 방송 영상 캡처
장 작가에게 이번 작업은 개인적인 가족사와도 연결돼 있다. 그의 할아버지 김도연 선생은 도쿄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옥고를 치렀다고 한다. 김도연 선생은 1919년 도쿄 2·8 독립선언 당시 현장에 있던 독립운동가 중 한 명이었다.
장 작가는 할아버지의 삶을 통해 자신 역시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꼈고, 이러한 마음이 이번 작업을 맡게 된 계기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장 작가는 자녀의 유학을 계기로 캐나다에 왔으며 현재 런던에 거주하고 있다. 이번 조형물은 런던시가 먼저 제작을 의뢰하고 허가한 프로젝트로, 개인과 기업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지원을 받았다.
당초 40만 달러를 훨씬 웃도는 규모로 설정됐던 모금은 목표액을 넘어섰으며, 추가로 모인 기금은 새로운 시설과 향후 유지관리에 사용될 예정이다.
조형물이 완성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장 작가의 디자인 작업에만 약 3년이 소요됐으며, 설치 과정에서도 런던시장이 여러 차례 바뀌면서 최종적으로 모습을 갖추기까지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프로젝트 컨설턴트인 배리 머피는 조형물이 스프링뱅크공원의 주요 보행로에 자리 잡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작품을 접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행자들이 많이 오가는 장소라는 점에서 교육적 의미와 시각적인 측면 모두에서 중요한 위치라는 것이다.
10여년 전 하나의 구상에서 시작된 기념비는 이제 스프링뱅크공원을 오가는 사람들이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공간으로 모습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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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진 인턴기자 (press1@koreatime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