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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제색도·까치와 호랑이
‘이건희 컬렉션’ 런던 상륙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Oct 03 2026 01:25 PM
마지막 해외 순회전 내년 1월까지
‘이건희 컬렉션’이 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 상륙했다.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국가에 기증한 미술품과 문화유산이 영국박물관에서 유럽 관람객들을 만난다. 미국 워싱턴과 시카고에 이은 세 번째이자 마지막 해외 순회전이다. 매년 600만 명 이상이 찾는 영국박물관에서 한국 특별전이 열리는 건 1984년 이후 42년 만이다. 전시는 내년 1월 31일까지다.

이재용(왼쪽 두 번째)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30일 영국 왕실의 앤(맨 오른쪽) 공주와 그의 남편인 티머시 로런스 경과 영국박물관에서 10월 1일부터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 해외순회전을 사전 관람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개막 이틀 전인 지난달 29일, 런던 중심부 빅토리아역을 나오자마자 빨간색 2층 버스에 박힌 ‘한국(Korea)’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삼성전자가 준비한 광고로, 전시 공식 명칭인 ‘한국: 2,000년 창의의 여정’이 담겼다.
이번 전시에선 기증품 1만1,023건(2만3,000여 점) 가운데 국보 10건(27점)과 보물 13건(23점)이 포함된 100건을 볼 수 있다. 공식 명칭대로 기원전 300년경부터 현대까지 약 2,300년에 걸친 한국 문화·예술의 흐름을 조명한다. 김상아 영국박물관 큐레이터는 “이건희 컬렉션의 특징은 어느 한 시기에 치우치지 않고 방대한 시대 작품을 소장했다는 점”이라며 “덕분에 초기 철기시대부터 시간순으로 전시를 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비롯해 △김홍도의 ‘추성부도’ △백남순의 ‘낙원’ 등 미국 순회전에서 주목을 받았던 작품뿐 아니라 △대구 비산동 청동기 일괄 △까치와 호랑이 △이중섭의 ‘묶인 사람들’도 새롭게 선보인다.
제시카 해리슨홀 영국박물관 아시아관 총괄 담당자는 “가장 전달하고 싶은 것은 2,000년 동안 한국인들이 보여준 놀라운 개성과 창의성”이라며 “케이팝이나 한국 음식, 패션 등 한국 문화의 뿌리가 되는 역사의 기원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1일부터 영국박물관에서 열리는 '이건희컬렉션' 해외 순회전에 전시되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런던=정승임 특파원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영국박물관이 공동 기획한 전시인 만큼 기증자보다 한국 자체에 집중했다. 언론 사전공개 행사를 통해 둘러본 전시에서 ‘이건희’가 등장한 건 입구에 공개된 “문화유산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것은 우리 시대가 부여한 책무”라는 그의 생전 메시지뿐이었다. 2004년 리움미술관 개관 당시 축사를 통해 한 발언이다.
전시품은 국립중앙박물관과 현대미술관이 무상 대여했고 운송비는 영국박물관에서 주로 부담했는데 여기엔 한국 문화체육관광부 기금도 일부 포함됐다. 영국박물관 관계자는 한국일보에 “국가기관 대 국가기관이 주최한 전시인 만큼 그동안 맺어온 파트너십이 제대로 결실을 맺게 됐다”고 전했다.
삼성은 장외전에 치중했다. 런던 번화가 피커딜리 광장 초대형 옥외 전광판을 비롯, 총 6곳에 대형 광고를 내걸었고 런던 시내버스 주요 노선에도 광고판을 부착하는 등 물밑 지원에 힘썼다. 지난달 29일 오후 6시 피커딜리 광장에 ‘인왕제색도’를 연상시키는 전시 광고가 공개되자 현지인들은 사진을 찍으며 관심을 보였다.

지난달 29일 영국 런던 피커딜리 광장 옥외광고판에 '이건희 컬렉션' 해외순회전 광고 영상이 공개되자 행인들이 촬영하고 있다. 런던=정승임 특파원
개막 하루 전 열린 갈라 만찬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민간 외교의 장이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총수 일가가 총출동했다. 특히 홍 명예관장은 이부진 사장의 아들인 임동현씨 에스코트를 받으며 입장해 눈길을 끌었다.
영국 왕실에선 앤 공주가 참석해 개막을 축하했고 영국 정부에선 존 힐리 재무장관, 카니슈카 나라얀 인공지능(AI) 담당 장관 등이 자리했다. 재계에선 BT그룹과 보다폰, 세인즈버리, 스탠다드차타드 등 영국 기업과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의 크리스토프 푸케 최고경영자(CEO),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첨단 소재를 만드는 독일 기업 머크의 CEO 카이 베크만 등 삼성전자의 글로벌 핵심 파트너들도 참석했다.
런던=정승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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