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의 경영위기
- 캐나다 한국일보 (public@koreatimes.net) --
- 06 Nov 2015
한때 내로라하는 기업들은 사훈을 셋으로 요약해 기업 이미지를 홍보해왔다.
첫째 고객만족, 둘째 직원 만족, 셋째 주주 만족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조그만 사업체 하나를 예로 들어도 가격이 싸고 친절하면 손님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손님이 늘면 장사가 잘 되고 큰 이익을 낼 수 있다. 또 손님에게 친절한 서비스를 하려면 직원들이 열심히 일해주어야 한다. 그러려면 직원들에게 좋은 대우를 해주어 신바람이 나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들어 이러한 관념이 바뀌었다. 첫째가 주주 만족이고 둘째가 고객만족이다. 직원 만족이라는 구절은 사라졌다. 직원들은 컴퓨터나 로봇으로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고 필요하면 언제든지 채용할 수 있게 되었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은 3개월마다 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하는데, 이 실적에 시장은 민감한 반응을 한다. 작년보다 이익이 많아지면 주가는 폭등하고, 반대의 경우 곤두박질한다. 주가가 크게 내리면 최고경영자의 자리가 도마위에 오른다. 실적이 저조한 최고경영자는 이를 모면하기 위해 경영개선책을 내놓아야 주주들이 안심한다.
최근 월마트의 주식이 하루아침에 10% 이상 폭락하는 등 소매공룡이 경영위기에 직면했다. 전년 대비 매출이 늘지 않았고 순이익은 대폭 감소한데다가 내년 이익도 더욱 줄어들 것이란 전망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월마트 영업이 이렇게 악화된 요인으로는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바람에 인건비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매출이 늘어나지 않은 것은 아마존 등 온라인 쇼핑에 고객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이러한 영업실적 저조에 대한 향후 대응책으로 직원 훈련비를 늘리고 인터넷 쇼핑을 위한 투자를 증대하겠다고 최고경영자는 발표했지만 주주들로부터 외면을 당해 주가는 연중 최고 90불대에서 50불대로 폭락한 것이다.
월마트는 1962년 미국 아칸소 주의 작은 도시 로저스에 첫 스토어를 개점한 이래 싼 가격과 낮은 임금을 주무기로 점포확장을 계속해왔다. 2014년에는 총매출에서 세계 1위에 올랐고, 28개국 1만1천여 매장에서 220만의 종업원을 고용하는 소매공룡으로 부상했다.
그동안 월마트는 주로 저소득층을 상대로 생활용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등 소비자들에게 많은 기여를 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물건을 중국에서 대량 수입해 싸게 팔기 때문에 많은 공장과 점포들이 문을 닫거나 고통을 겪게 되었고 한인편의점 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또한 세계적 기업으로서의 사회적인 기여에는 인색하고, 열악한 근로 조건에 노조도 인정하지 않는다. 직원들 대우는 대부분 최저임금 수준으로 월마트가 들어온 지역 주민들의 평균 급여나 소득수준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보고서에 나타나 있다.
흥망성쇠(興亡盛衰) 인가. 시장경제의 핵심인 규모의 경제( Economy of Scale)를 앞세워 고속성장해온 월마트의 전성시대도 위기를 맞은 것으로 생각된다. 경제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