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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천학 문학서재 낙엽칙서

이 계절의 아침산책은 더욱 의미심장하다. 시시각각 붉어지고 노랗게 물들어가면서 눈물겹게 황홀해지는 나무들의 모습을 보는 일도 예사롭지 않고, 나뭇잎 비늘들을 밟고 지나가는 가을바람도 예사롭지 않다.간밤에 조곤조곤 다녀간 가을비조차 예사롭지 않은 아침, 앞뒤 뜰에 날아와 앉은 낙엽들이 마음을 붙든다.나날이 가을색으로 짙어지고 있는 울타리주변의 풍경을 보면서 강가의 나무들은 얼마나 달라지고 있을까.오늘은 험버강의 산책길에 서 있는 가을 나무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빨리 만나야지, 서둘러 나서는데, 현관의 두터운 유리문에 찰싹 붙어있는 낙...

LA 칼럼 ‘와일드카드’

최근 2019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워싱턴 내셔널스의 금년 여정은 한편의 드라마였다. 시즌 초반 내셔녈스는 한마디로 죽을 쒔다. 5월 24일 당시 성적은 19승 31패. 최하위권으로 처지며 감독 경질설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부상선수들이 복귀하고 전력을 재정비하면서 서서히 치고 올라오더니 막판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승수를 쌓았다.내셔널스의 정규시즌 성적은 93승 69패. 디비전 1위 자리는 놓쳤지만 리그 당 두 팀에 주어지는 와일드카드 진출자격을 얻어 턱걸이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후 월드시리즈 우승까지의 과정은 ...

LA 칼럼 한미동맹은 일방적 시혜인가?

지난 18일 일군의 대학생들이 주한 미국 대사관저에 난입했다.주한 미국대사는 한국을 떠나라며 미국의 방위비 분담 증액 요구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주한 대사관저에 학생들이 난입한 것은 절대 잘한 일이 아니다. 국가의 외교사절 보호 의무는 두말할 나위 없다. 그러나 한발짝 떨어져 사태의 큰 그림을 보면, 이는 철없는 몇몇 젊은이들의 치기 어린 행동만으로 볼 일이 아니다. 오히려 지난 2년반 동안 잘못된 방향으로 전개되어 온 한미관계가 파열음을 내기 시작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사태의 근본 책임은 미국,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

LA 칼럼 백마 탄 왕자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에 적토마가 나온다. 색깔이 붉고 토끼처럼 민첩할 뿐 아니라 단숨에 1,000리를 달릴 만큼 힘이 좋다. 두 양아버지를 참살한 패륜 장수 여포가 그 말을 타고 유비관우장비 삼형제를 싸잡아서 상대했다. 여포는 나중에 조조의 손에 죽었고, 적토마는 역시 조조에게 포로로 잡혀있던 관우에게 하사됐다.중원을 내닫던 적토마가 1,800여년 뒤 북한 땅에 나타났다. 북한경제가 한국동란으로 나락에 떨어지고 소련 원조까지 끊어지자 김일성이 국민들에게 천리마를 탄 기세로 사회주의 건설의 혁명적 대고조를 일으키자며 증산 캠페인을 ...

LA 칼럼 알키비아데스 이야기

알키비아데스는 아테네의 명문 알크메니드 집안 출신이다. 아버지 클레이니아스는 나라에 전함 한 대를 헌납할 정도로 부자였고 스스로 나라를 위해 싸우다 죽었다.아버지 사후 그를 기른 사람은 위대한 지도자이자 그의 삼촌인 페리클레스였다. 그는 명문가 부잣집 출신에다가 재주가 많고 총명하며 언변이 뛰어나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수제자로 삼을 정도였다. 거기다 외모마저 출중해 당대 최고의 조각가 피디아스가 파르테논 신전 조각상 모델로 그를 썼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아테네를 이끌 미래의 지도자가 될 것으로 의심하지 않았다. 본인도 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