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

산업은 흔들리고, 내수는 얼어붙었으며, 계층 이동의 사다리는 끊어졌다. 탄핵 정국 장기화로 정치 리스크가 갈수록 심화됐고, 그 결과 한국 경제는 총체적인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더욱이 이 위기는 단순한 경기 침체나 일시적 변수의 문제가 아니다. 산업 경쟁력의 균열, 내수 소비의 구조적 위축, 사회적 모빌리티의 붕괴라는 복합적인 구조적 문제들이 중첩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탄핵 정국이 일단락된 만큼 속히 정책 공백을 메우고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한 리더십을 정비해야 한다.삼성전자 너마저... 무너지는 산업경쟁력3일 부산항 부두에 컨...

공연장 결례, 스마트폰 AI까지 나서

최근 예술의전당 객석 운영을 책임지는 하우스매니저와 안내를 전담하는 하우스어텐던트들이 함께 예술의전당 공연장 에티켓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일방적 제지나 지시가 아닌 관람객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 건강한 관람 문화를 만들어 보고자 하는 취지다. 이런 캠페인을 벌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공연장에서 일하다 보면 객석에서 아슬아슬한 순간들을 종종 겪기 때문이다.바람직한 공연 관람 태도를 안내해 놓은 예술의전당 에티켓 캠페인 설치물. 예술의전당 제공공연 직전이나 도중에 울리는 휴대전화 일반적 벨소리는 차라리 평범한 사례다. 서울시립교향악...

애순과 관식 같은 부모는 판타지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전 국민의 마음을 울렸다. 애순(아이유, 문소리 분)과 관식(박보검, 박해준 분)은 가난하고 어려운 시절을 살면서, 자신의 꿈은 비록 꺾이더라도 자녀의 꿈과 인생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부모다.네가 태어나던 날부터 아빠는 천국에 살았노라며 한결같은 사랑을 주고, 안 되면 빠꾸, 우리가 항상 여기에 있어라며 든든한 요새가 되어주는 부모의 이야기는, 사람들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부모에 대한 감정을 건드린다. 아낌없는 사랑을 주고 희생하고 헌신했던 부모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과 더불어, 부모에게 ...

‘응?’ 사용법 등 외국인 눈으로 기록한 한국인 일상

다 너 위해서 그러는 거잖아, 응?한국 사람들이 무심코 문장 말미에 자주 쓰는 이 응?의 사용법에 대해 외국인에게 설명해야 한다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에 한국학을 창설하고 교수를 역임했던 장클로드 드크레센조(72)는 이렇게 설명한다.한국인은 기분이 언짢거나 상대를 꾸짖으면서 제 의견을 강하게 피력할 때, 문장 끝에 단음절로 된 감탄사 같은 소리를 덧붙인다. 사전에는 응이라고 표기돼 있지만, 외국인으로서는 아무리 들어도 으어 엉 아니면 헝으로밖에 들리지 않는 이것. 특이한 점은 이 소리를 낼 때 한국 사람은...

오늘의 트윗 마크 카니의 후회와 한인자녀들

활기찬 걸음, 몸과 마음 건강 지키는 ‘최고의 보약’

먼 옛날 인간의 조상은 아프리카 숲속에서 살다가 나와서 서서 걷게 되었고, 자유로워진 두 손을 이용하게 되면서 문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손을 이용해 많은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게 되면서 인간은 신체적으론 맹수와 맞설 수 없는 연약한 몸이지만, 그 어떤 동물보다 우월한 먹이사슬의 최고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Adobe Stock제대로 된 보행을 한다는 것은 실제로 움직이는 두 다리의 근육뿐만 아니라 다리부터 머리로 연결되는 운동신경, 감각신경, 운동을 지배하는 중추신경이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가능한 복잡한 과정이다....

황현수의 들은 풍월 손녀가 불러준 <오 캐나다(O Canada)>

한국에 살던 딸과 두 손녀들이 지난해, 토론토로 와서 5개월간 같이 지냈다. 사위가 미국으로 발령받아 가족들의 이주 정착 준비를 하는 동안, 우리 부부와 함께 지내게 된 것이다. 딸아이는 교육 걱정 때문인지, 그새를 못 참고 첫째 손녀를 사립 초등학교 2학년에 입학시켰다. 손녀의 운전병 노릇을 하던 나는, 영어 한마디 못 하는 손녀를 학교에 데려다주며 내내 안쓰러워했다.학교 공부는 따라갈지, 혹시 왕따당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에서였다. 하지만, 손녀는 물어볼 때마다 너무 재미있다라고 말한다. 하엘아, 오늘 학교에서 뭐 했어?하...

오늘의 트윗 그는 왜 사과하지 않았을까

단순히 ‘여성적인 작품’이었을까

메리 커샛(1845~1926). 미국에서 태어나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했던 인상주의 화가다. 1904년 영국의 미술비평가 윈포드 듀허스트가 메리 커샛은 초기 인상파에 포함돼야 한다고 당연하게 언급했지만 20세기 미술사에서 지워졌던 여성 예술가다.메리 커샛의 어머니와 아이(1880년작). 에이치비 프레스 제공그리젤다 폴록 영국 리즈대 미술사학과 명예교수가 쓴 메리 커샛, 현대 여성을 그린 화가는 커샛에 관한 가장 뛰어난 비평서다. 저자는 페미니즘 미술사와 문화분석 분야에서 쌓은 업적으로 2020년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

시계가 된 엄마, 나사를 풀어줘야 해

10분 내로 준비해. 3분 후에 불 끄는 거야. 1분 남았어! 빨리 정리하고 자!베갯머리에서 읽던 책에 아이는 머리를 파묻는다. 또 시작이군.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제발 저 소리 좀 멈췄으면&hellip; 아이는 간절히 기도한다. 그리고 다음 날, 소원이 이루어졌다. 하루아침에 엄마가 시계로 변해 버렸다!권정민의 그림책 시계탕의 한 장면. 초현실주의 거장 살바도르 달리의 녹아내리는 시계로 유명한 작품 기억의 지속을 오마주했다. 웅진주니어 제공시간을 분 단위로 잘게 쪼개 다그치던 엄마의 잔소리가 사라진 아침. 아이는 천천히 밥을 먹...

소심한 17과 폭력적인 18...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은 한 사람이 죽으면 기억을 그대로 가진 새로운 클론이 생성된다는 설정을 깔고 있다. 사채업자에게 진 빚 때문에 지구를 떠나야 할 처지에 놓인 미키는 얼음행성 개척단의 익스펜더블(expendable소모품)에 지원한다. 익스펜더블은 혹성탐사를 위한 극한의 노동과 실험용으로 쓰이다 죽으면 다시 복제되는 임무를 맡는다. 16번의 죽음을 겪고 복제돼 미키 17이 된 그는 죽음과 출력의 반복 사이클에 적응한다.그런데 얼음행성의 생명체인 크리퍼와 만난 후 죽을 위기에서 간신히 돌아온 미키는 황당한 상황과 부딪힌다....

글로벌 개도국 결혼 적령기는 26세

선진국에서는 저출산 고령화가 심화하고 있지만, 지구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발도상국에서는 30세 이전에 결혼해 자녀를 갖고 주택을 구매한 뒤 60세 전후에 은퇴하는 걸 이상적인 삶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5일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결혼하기 좋은 나이에 대한 주요 개도국 18개국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들은 평균 25.9세를 꼽았다. 국가별로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18개국 모두 30세를 넘지 않았다. 방글라데시인들은 21.2세라고 답해 18개국 중 가장 낮았고, 아르헨티나는 28.9세로 가장 높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

모처럼 좋은 드라마 시리즈를 만났다. 넷플릭스에서 한 달에 걸쳐 방영된 폭싹 속았수다. 제주도 방언으로 그 의미는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 한다.첫 화를 보고 이것만은 가족 모두가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17살 딸까지 함께 시청했다. 눈물 샘을 자극하는 장면이 계속 이어지기에 아내와 딸이 뽑아대는 티슈는 푹푹 줄어들었다. 꼴에 남자라고, 아빠라고 솟는 눈물 들키기 싫어 애꿎은 애국가 가사를 중얼거려야 했지만 최루성 눈물이 아니라 깊은 공감에서 오는 그것이어서 참 좋았다.이 드라마는 1949년생 관식과 1950년생 애...

작가 이상이 죽기 전 먹고 싶어 한 이 ‘과일’은?

센비키야(1834년 창업한 일본 도쿄 과일 전문점)의 멜론&hellip;1937년 4월 도쿄. 일제강점기 모더니즘을 이끌던 작가 이상(1910~1937)은 폐결핵이 위중해져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했다. 그런 그가 힘겹게 아내 변동림에게 가느다란 소리로 내뱉은 말이 멜론이었다. 변동림은 훗날 김향안으로 개명한 후 쓴 에세이 월하의 마음에서 멜론을 샀으나 이상이 이를 맛보지 못한 채 떠났다고 전했다.1938년 10월 2일 동아일보 고까짓것 삽화의 호떡 그림. 호떡이 아이 얼굴만큼 크다. 한겨레출판 제공1930년대 멜론은 어떤 과일이었기...

“神도 인간이 만든 문화”

말해줘 별들이 왜 빛나는지/ 말해줘 담쟁이가 왜 휘감는지/ 말해줘 하늘이 왜 그토록 파란지/ 그러면 말해줄게 내가 왜 널 사랑하는지 (왜 그런지 말해줘Tell Me Why 노래 가사 중)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명료했다. 신의 뜻이었다. 실제로 이 노랫말의 다음 구절은 이렇다. 신께서 별들을 빛나게 만드셨기 때문이지/ 신께서 담쟁이를 휘감게 만드셨기 때문이지/ 신께서 하늘을 그리도 파랗게 만드셨기 때문이지/ 신께서 너를 만드셨기 때문이지. 그게 내가 널 사랑하는 이유지진화론은 곧 만능산찰스 다윈의 생각은 생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