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지나고 비로소 적토마의 병오년(丙午年)이 시작되었다. 동시에 다시 수복초의 계절이다. 겨울이 길고 추위가 좀 더 오래가는 캐나다의 날씨로 따지면 지금쯤 수복초가 피는 딱 맞는 시기이다. 음력설 무렵, 가장 빨리 얼음 속에서 피어나는 꽃, 그래서 봄의 전령사이기도 하다.나는 그 동안 본 칼럼난에 복수초의 이름을 수복초(壽福草)로 부르자는 내용의 글을 2편 발표했었다.<수복초(壽福草)』를 제안(提案) 한다! -꽃이름 창씨개명> (2025년4월22일자, 한국일보)이어서 왜 그런 지에 대한 설명을 하는<수복강녕(壽福康...
1847년에 발표된 에밀리 브론티의 소설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은 한때 거칠고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인간 내면을 깊이 탐구한 걸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작품이 사랑받는 고전이 된 이유는 무엇보다 인간 감정의 극단을 진솔하게 그려냈기 때문이다.두 주인공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사랑은 낭만적이면서도 파괴적이다. 브론티는 사랑을 이상화하지 않고, 그 안에 깃든 집착과 질투, 복수심까지 함께 보여 준다. 이러한 강렬하고 복합적인 감정은 시대를 넘어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소설 폭풍의 언덕...
세계적인 명작 레미제라블과 노틀담의 꼽추를 지은 프랑스의 대문호 빅톨 위고(Victor Marie Hugo, 1802-1885)는 일찍이 노동(勞動)은 생명(生命)이요, 사상(思想)이요, 광명(光明)이다.라고 노동의 귀중함을 역설하였다.나는1989년 3월 수은주가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 속에 이국 땅 캐나다 토론토에 도착하여 그 다음날부터 토론토대학 부설 어학연수원에서 영어공부를 시작한 후 약 10년간 유학생과 영주권자 신분으로 여러 분야의 공부를 계속했다. 학업 중에도 틈틈이 주중 야간이나 주말시간을 이용하여 여러 한국어...
아들 녀석이 추워 밖에도 자주 못 나가는데…하며 수경 재배나 하라고 에어로가든(Aerogarden)을 사주었다. 그런데 몇 년 전 겨울, 두 달 정도 고국을 다녀왔더니 화분이 모두 말라비틀어져 버린 일이 있었다. 그 뒤부터 겨울에는 아예 식물 키울 생각을 접었는데… 솔직히, 처음에는 수경 재배가 인공 빛과 물로 식물을 키우는 것이라 별 흥미를 못 느꼈다. 그런데 막상 거실 한복판에 초록이 밀고 올라오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고 마음이 따듯해지는 것이다.<에어로가든>에서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것은 바질...
노을 자락이 붉다. 찰나에 스러질 태양은 호수에 잠겨 머리끝만 간신히 내놓고 오늘치의 빛을 닫고 있다. 나는 이제 시각이 아닌, 청각으로 호수를 느낄 뿐이다. 붉은 기운이 어둠에 묻히는 이 장엄한 순간, 자잘한 검은 곤충이 무리 지어 눈앞에 몰려든다. 기세가 사뭇 맹렬하다. 손을 휘저어도 쉬이 흩어지지 않고 무지막지한 춤사위로 정신을 어지럽히는 하루살이들. 그들도 인간처럼 무리를 벗어나는 게 두려워서 저리 떼를 지어 다니는 것일까. 아니면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아 죽기 전에 할 일을 마쳐야 한다는 초조감에서 저럴까. 내일 새로 태어난...
현대 전쟁에서 인공지능(AI)의 역할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드론이 촬영한 영상은 AI에 의해 자동 분석되고, 위성 데이터와 결합되어 타격 좌표로 변환된다. 2024년 이스라엘 군의 가자지구 폭격도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공격 가능 표적을 추천하는 AI 체계가 운영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표적 식별과 위협 분류, 공격 우선순위 결정에서 인간 대신 AI가 판단을 주도한다. AI는 이제 전장에서 인간을 보조하는 수단을 넘어,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 시점을 결정하는 전장의 주체로 등장하고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제기되는 질문이 있다. ...
인간이 이 세상을 살면서 늘 지향하고 추구하며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삼대목표는 진(眞), 선(善), 미(美)라고 할 수 있는데 진(眞)은 과학이 추구하는 최고의 목표이고, 선(善)이 종교가 추구하는 최고의 도달점이라면, 미(美)는 예술(藝術)이 추구하고 도달하고자 하는 최고의 단계라 하겠다.이 중에서 예술(藝術)은 크게 문학, 음악, 미술, 무용, 연극, 건축과 이 여섯 분야들을 부분별 종합한 영화로 나눠진다. 그 중 문학(文學) 은 시, 소설, 수필, 희곡, 평론으로 세분되는 언어예술(言語藝術)에 속한다.나는 1994년 가을 야...
방윤준 향군 동부지회 사무처장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한 한국정부와 환화오션의 노력이 눈물겹게 다가옵니다. 최근에 대통령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한 한국 대기업들이 한 팀이 되어서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해서 캐나다를 방문하여 다각적인 노력을 다하고 있음에 캐나다 동포로서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60조원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의 결과는 그 경제적인 성과를 떠나서 우리 대한민국과 캐나다 동포사회의 자존심과 명예가 걸린 엄청나게 중요한 사업임에 틀림이 없습니다.캐나다에서는 이번 잠수함 사업을 계기로 한국과 독일로부터 부차적인 ...
어느 날 아침, 무심코 고개를 들어 거울을 보았다. 그 안에는 중년을 넘어서는 사내가 서 있었다. 멋지게 살고 싶다던 청년은 어디로 갔을까. 대신 삶에 별 흥미도 없어 보이는 얼굴로, 그저 우두커니 서 있는 내가 있었다.도대체 왜 이렇게 생겼지?우울한 생각이 밀려오다 문득 이런 물음이 떠올랐다. 나를 불편하게 느끼는 나는 누구일까. 거울 속의 나인가, 아니면 거울을 바라보는 이쪽의 시선일까.Adobe Stock요즘 스마트폰은 전화기라기보다 검색기이자 작은 극장에 가깝다. 수돗물처럼 틀면 오락과 지식이 끝없이 흘러나온다. 운전할 때나...
심장.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 중 하나다. 장기라는 게 뭐 하나 없어지면 생명에 지장이 발생하겠지만, 심장과 뇌는 그중에서도 특별하다. 더욱이 심장은 단순히 피를 펌프질하는 기관이라는 인식 외에 다른 가치들도 내포하고 있다. 사랑의 기호인 하트가 바로 심장에서 기원한 것만 봐도 그렇다.삽화=신동준 기자그래서일까? 심장 이식을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들이 꽤 있다. 2000년에 나온 다시 사랑할까요 라는 영화가 볼만하다. 남자 주인공은 엑스 파일의 멀더 역을 맡았던 데이비드 듀코브니고 여자 주인공은 미니 드라이버라는 배우다. 남자...
오랜만에 온타리오 호숫가를 걷다가 벤치에 앉았다. 아마 지금쯤 온타리오의 북쪽 작은 호수들에서는 아비새 (Loon)들이 새끼들 하늘을 나는 연습을 시키는 시기일 것이다. 여기 험버 리버 (Humber River) 하류에 백조들이, 또 어미 오리가 새끼 오리들을 데리고 유유히 헤엄치고 놀 때 – 이 평화스러운 풍경은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다. 호숫가에 나 혼자일 때, 나는 일상의 긴장을 풀고 자연의 순리와 평화로움을 즐기지만, 내 머릿속엔 많은 추억과 생각들이 오가기도 한다.토론토 에티엔 브륄레(Etienne Brule)...
바쁜 직장생활을 마치고 은퇴한 나는 소일거리를 찾다가 블록(blog)을 개설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온라인 블록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주제로 쓴 글을 독자들과 나누는 활동, 즉 블로깅(blogging)을 시작한 것이다. 오랜 연륜을 쌓아 온 사람으로서, 내가 보고 느끼고 생각해 온 것들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그 출발점이었다.언스플래쉬블로깅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그 매력에 깊이 빠져들었다. 글을 쓰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을 뿐 아니라, 내 글을 읽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소통과 공감의 분위기는 예상보...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의든 타의든, 공이든 사이든, 단기든 장기든 자신의 거주지를 떠나 먼 도시나 타국을 찾아가게 된다. 이럴 때 우리는 대부분 철저한 사전준비와 특별한 각오와 결심을 한 후 행선지를 향해 출발하게 되지만 때로는 별다른 목적이나 용건이 없이도 마치 옆집 방문하듯 부담없이 먼 길을 나서기도 한다.나는 50세가 되던 해인 2006년, 7월20일 밤, 아들과 함께 토론토 시내에서 장거리 고속버스를 타고 15시간 이상 캐나다와 미국 땅을 달려 미국의 보스턴 소재 하버드(Harvard) 대학과 MIT 대학 캠퍼스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