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는 어느 듯 미동 없이 날고 있다. 벨트 사인이 사라지자 사람들의 입에서 가벼운 안도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긴장에서 놓여나는 소리이다.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하고 더러는 잠을 자든가 승무원에게 마실 것도 청하며 한결 안락한 분위기가 되었다. 다리를 제대로 펼 수 없는 좁은 공간에다 몸을 구겨 넣은 채 몇 시간 앉아 있었더니 허리가 뒤틀리고 다리가 저렸다. 나는 화장실도 다녀올 겸 자리에서 일어나 일부러 좀 걸어 비행기 꼬리 즈음에 있는 화장실로 나선다. 화장실 앞 작은 공간에는 몇몇의 사람이 선 채 다리를 일렁이...
바람 부는 정원 / 유명숙오랜만에 그대를 닮은 미소를 만났어요.더위는 목마른 세월을까맣게 태워 가는데홀로 복 많은 여자는 오롯이손녀 셋, 손자 둘 껴안고그대의 정원에서까르르 웃으며 피어나는코스모스처럼세상사, 친구 다 잊고바쁜 손놀림 속부서지는 젊음 아쉽고큰 숨 내쉬며 어깨 두드릴 때마파람 살며시볼 스쳐 가네요.그대가 다녀간 듯 시원한 순간 언젠가DNA 심어 놓은 정원의 바람이 될내 모습 그려 봅니다.기다림 / 유명숙숨 막히는 7월의 출산만남의 두근거림이저벅저벅 걸어 다니다산통의 처절한 소리에 질려쿵 하고 넘어지면아직, 조금 더해답 ...
눈을 붙이려 하면 마치 선잠을 깨우듯 비행기는 흔들린다. 장거리 비행에는 웬만큼 익숙해져 있음에도 키질하듯 들까부는 흔들림은 여전히 두렵다. 앞쪽의 대형 티브이 스크린 속의 작은 비행기는 여태 베링 해협 상공을 향해 날고 있다. 아시아 대륙과 북미 대륙 사이의 태평양 북단의 바다. 그러니까 비행기는 이미 두 대륙의 경계를 향해 바다 위를 날고 있는 셈이다. 인천 공항을 이륙할 때의 가슴 아리던 증상이 다시 도지는 것 같다. 아마도 또 다른 경계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리라. 여행을 할 때마다 여러 단계의 경계를 넘어야 한다. 특히 이...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간호법 제정안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한 정부 여당을 맹비난했습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15일 대통령의 반복되는 거부권 행사는 입법부 무시이자 국민 모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정청래 최 고위원도 (간호법 거부권 행사는) 국민 생명을 볼모로 한 행정 독재라고 주장했습니다. 다수 의석으로 입법 폭주를 하는 거대 야당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무언설태: 말을 안하면 혀에 이끼가 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