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외숙의 연재소설 매직 (10)

부모 같은 형과 형수에게 나의 장래를 의논하기 위해 그렇게 찾았을 때는 관심조차도 없더니, 가까스로 한 결정에 축하는커녕 엉뚱한 감정을 앞세워 애꿎은 소리나 하고 있으니 나는 괘씸했다. 필요로 했을 때는 그렇게 자신들의 감정에 사로잡혀 외눈 한 번 주지 않더니 이제 와, 다 정해놓은 이제 와 엉뚱한 소리나 하고 있다니, 도대체 어떻게 하라고? 그래서 불쑥 화가 솟구쳐 올랐다. 그러기에 진작 화해하고 동생의 장래에도 관심 좀 두지 싶은 원망이랄까? 그러기에 형이 집에 좀 계셨으면 좋았잖아요, 형하고 의논하려고 제가 얼마나... 관둬...

‘난 왜 이 모양일까’보다는 ‘그럴 수 있지’란 태도를

캐나다 저널리스트 말콤 글래드웰은 2011년 미국 잡지 뉴요커에 이런 기사를 썼다.그는 부하 직원들에게 소리를 지른다. 식당에서 음식을 세 번이나 돌려보낸다. (...) 흔히 그가 격동적인 삶의 여정을 거치며 좀 더 지혜롭고 온화해졌을 것으로 기대한다. 전혀 아니다. 그는 삶의 마지막 순간에 병원에서도 간호사 67명을 갈아치우며 마음에 드는 세 명만 불러댔다.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생전 모습. AP 연합뉴스갑질의 주인공은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 특히 일할 때 이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해 디자인과 제품 품질에 ...

인간의 굴레(OF HUMAN BONDAGE) (1)서머싯 몸(Somerset Maugham)1961년 한국 고등학교 2학년 영어교과서에 펜팔(Pen pal)로 만나는 두 연인의 이야기가 실렸다. 2차대전 때 미공군 전투기 조종사가 어느 여인과 펜팔이 되어 편지를 주고받다가 사랑에 푹 빠졌다는 내용이다. 한번도 얼굴을 보지 못한 두 사람은 만나는 기회를 만들어 날짜와 장소를 잡았다. 그러나 얼굴을 서로 모르기 때문에 징표로 소설 안간의 굴레 1권씩을 손에 들고 나타나기로 약속했다.서머싯몸의 인간의 굴레 커버.조종사가 글을 주고받던 펜...

오늘의 트윗 박수 함부로 치지 말아야

김외숙의 연재소설 매직 (9)

형이 골프클럽이나 티미, 그리고 자신의 벤츠를 만지고 손질을 하는 것이 이미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었지만, 형수와의 감정의 골이 더 깊어진 후부터는 모든 신경을 오직 그것들에게만 두는 것 같아 그 모습도 거슬린다.닦을수록 더 반짝이며 차가운 기운을 드러내는 골프클럽 때문인지 내 마음속에서도 금속보다 날카로운 반감이 생기는 것 같다. 비록 잘못을 저지르긴 했지만 왜 그랬어야 했는지에 대한 관심의 시선을 한 번만이라도 형수에게 보낸다면 이 집안이, 두 사람의 관계가 이토록 냉랭하지는 않을 것이었다. 문득, 형이 수족처럼 여기는 벤츠가...

김외숙의 연재소설 매직 (8)

왜, 할 말 있나? 형이 손과 눈길은 티미에게 주고 있으면서도 기척으로 이상무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감지한 것 같았다. 형은 형수의 말은 여전히 무시하고 있었다. 이상무가 뭔가를 말하려 입을 열려다 도로 입을 꾸욱 다물었다. 그리고 명심해, 생각보다 뉴욕이란 바닥, 좁다는 거. 형은 여전히 눈길은 주지 않은 채, 그러나 차갑게 내뱉었다. 아주 잠깐 뭔가를 말하려 하던 이상무가 이제는 방법이 없겠다는 듯 내리뜬 눈을 다시 한번 질끈 감으며 다문 입술에다 힘을 주었다. 형수는 형에게 경멸의 눈길을 보냈다. 그러나 그들이 어떻...

문인협회 어쩔 수가 없구나

고국에 계신 엄마와 통화하고 나서 조용히 생각에 잠길 때가 있다. 오늘 엄마는, 늙은이가 된 후로는 도 닦는 심정으로 산다고 하셨다. 느닷없는 말이었다. 엄마에게 늙은이란, 아흔 넘은 이를 지칭하는 말이다. 나이 드니 산다는 게 서운하고 섭섭한 일이더라만 그래도 어쩌겠느냐고도 했다. 힘들다, 서럽다, 외롭다, 쓸쓸하다 같은 익숙한 표현 대신에 왜 섭섭하다고 했을까. 그건 기대에 어그러져 실망스럽고 불만스러울 때 쓰는 단어다. 노년에 걸었던 기대와 바람이 헛되더라는 의미였을까.Adobe Stock어떤 날은 물 마시러 방에서 식탁까지 ...

도전 받는 국제 비상 경제 권한법(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IEEPA)일시: 2025년 11월5일장소: 미국 연방 대법원(워싱턴DC)피고측존 사우어 법무차관(정부대변):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 권한을 사용한 것은 미국의 무역 적자가 미국을 경제, 국가 안보적 재난 직전의 상태로 몰아놓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제 비상 경제 권한법(IEEPA)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무역 협상을 타결하는데 도움이 된다. 만약 그 합의들을 되돌릴 경우, 미국은 훨씬 더 공격적인 국가들의 가차 없는 ...

오늘의 트윗 3권분립의 원칙은 신성하다

■지난 10월 초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 랭리시에 있는 포트랭리 국가사적지(Fort Langley National Historic Site)를 방문했다.

김외숙의 연재소설 매직 (7)

색소폰 음률 속에서도 인기척을 감지했던지 이상무가 형수의 목에 두른 팔부터 얼른 뽑아냈다. 순간적으로 반응한 그의 눈빛이 깨 포대를 갉다가 진돗개를 발견한 생쥐의 그것 같았다. 그의 본능의 촉이 쥐구멍이라도 찾고 있는지도 몰랐다. 이상무가 급히 팔을 뽑아도 형수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였다 기어코! 뜻밖의 전경에 어리둥절해하는 형보다 오히려 내 눈에 불이 붙는 것 같았다. 기어코 일을 만들고 마는 형수 때문에 가슴은 벌렁대고 머릿속은 터질 것만 같았다. 쥐새끼 같은 자식! 내가 이상무에게 두었던 시선을 끌어당겨 옆의 형을 바라보았...

매년 11월이 오면 가슴이 설레게 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무궁화사랑모임에서 열고 있는 현충일 행사입니다.2022년 무궁화사랑모임회원들이 제임스가든 이상온동산에서 무궁화나무에 빨간 리본을 달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토론토에서 유명한 제임스가든에는 2010년 무궁화 50그루를 심은 이상온 무궁화동산이 있습니다. 캐나다의 유명 공원에 무궁화동산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가슴 벅차고 신나는지 모릅니다.매년 캐나다 현충일(11월11일)이 찾아오면 한국전에서 전사한 캐나다 군인 516분의 영혼을 기리는 리본 516개를 무궁화나무에 달아...

“덜 쓰고, 버리세요...”

알뜰살뜰 절약법과 깔끔한 정리청소법은 실용서의 단골 소재다. 그런데 최근 서점가 자기계발서 코너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두 책은 기존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한다. 구체적 실천 방법에서 시작해 인생에서 불필요한 것을 걷어내고 진짜 나를 찾는 법까지 나아간다. 거창한 비기가 아닌 일상의 사소한 습관으로 건강한 삶을 되찾는 방식에 독자들도 호응하고 있다. 저소비 생활은 출간 두 달도 안 돼 2만 부 넘게 팔렸고, 스님의 청소법은 한 달 만에 2쇄를 찍었다.2025년 두 달이 채 남지 않았다. 현기증이 날 만큼 다사다난했던 한 해, 피...

이성 간의 사랑은 만고불변의 법칙인가

여성에게 투표권을 부여한 첫 근대 국가는 뉴질랜드였다. 1893년 뉴질랜드의 결정을 서구 여러 국가가 뒤따랐다. 미국은 1920년 수정헌법을 비준해 여성 참정권을 명문화했고, 영국은 재산이 있는 30세 이상 여성에 주었던 투표권을 1928년 남성과 똑같이 21세 이상 모든 여성에게로 확대했다. 뒤늦게 이 대열에 합류한 스위스나 포르투갈은 놀랍게도 1970년대가 되어서야 여성 참정권을 보장한다.2024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에서 Yes, Queer!가 적힌 슬로건을 들고 퍼레이드 행렬을 맞이하고 있다. 임은재 ...

“인구는 조절 대상 아냐”

1983년 77만 명이었던 국내 출생아 수는 2023년 23만 명으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합계출산율 0.75%(2024년 기준)인 한국의 압도적 저출생은 이제 학계의 주요 연구 주제가 됐다.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 역시 이 문제를 한국 경제 성장의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혁신에 불리하게 작용(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명예교수)해 장기 성장의 제약 요인(조엘 모키어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저출생은 급속한 고령화와 맞물려 청년 실업, 부동산 양극화, 지방소멸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책 당국이 꺼내 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