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임기 2년여 만에 탄핵이라는 치욕을 자초한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에 한 말이다. 말의 울림이 커서 그에 대한 기대도 컸다. 그럼 인간은 무엇에 충성해야 하는가. 법? 양심? 선거구민의 여망? 정답은 정의다. 한국 정치인들이 툭하면 국민이 원하는대로 따르겠다고 말하는데 유권자에 대한 아부일 뿐. 존 F. 케네디가 저술한 용기의 초상(원제: Profiles in Courage,1956)은 선거구보다 정의 및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행동한 용감한 미국 정치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서 12.3 계엄작전이...
독일의 작가 귄터 아이히. 위키미디어 커먼스겨울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커다란 주머니가 여러 개 달린 두툼한 겉옷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머니가 좋은 이유는 산책을 나설 때 따로 가방을 챙길 필요 없이 언제라도 손에 잡히는 책을 한 권 쓱 집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산책길에 어디에서건 앉아 책을 펼쳐 들고 한두 페이지라도 읽을 수 있도록, 햇빛이 비치는 공원의 벤치나 독서하기 좋은 음악이 흐르는 카페, 혹은 뒷산의 바위 위에서라도.길 위의 짧고 간헐적인 독서를 위해서 내가 자주 들고 다니던 책 중에는 독일 작가 귄터 아이히의...
지난 5월 19일 중앙아프리카에 위치한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쿠데타 시도가 있었다. 펠릭스 치세케디 대통령과 비탈 카메르헤 경제부 장관을 표적으로 한 쿠데타였다. 쿠데타 시도는 정부 보안군에 의해 신속하게 진압됐다.쿠데타는 치세케디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이 정치적 위기를 겪는 중 발생했다. 의회 지도부 선거가 예정대로 치러지지 않고 계속 연기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었다. 쿠데타 표적 중 한 사람인 카메르헤 경제부 장관은 치세케디 대통령의 측근으로, 당시 국회의장 선거에 출마 중이었다. 무사 파키 마하맛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은 ...
독일에 사는 한 독자의 권유로 A사(寺) 사이트에 한 달에 두 번 정도, 나의 시와 수필을 올려왔다. 나의 블로그에, YMCA의 문화산책을 진행하면서 다룬 시와 수필들을 K-문화산책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 올리고 있었는데 바로 그 공간을 통해서 독자가 된 분이다.A사(寺) 사이트의 글방을 이어가면서 스님과 단골보살님들의 댓글과 단체방 등으로 의견도 주고받고 좋은 말씀들을 많이 듣고 배우면서 불교식의 마음가짐과 가르침을 얻을 수 있었다.그런 중에 얼마 전 불교관련 책의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일이 있었다. 그 주고받음의 과정에...
김예은(영어명 애니카, 퀸스대)지난 7일 틴데일대학교에서 열린 예멜 필하모닉 소사이어티의 The Joyful Sounds of Christmas 콘서트는 음악, 문화, 크리스마스 정신이 어우러진 잊을 수 없는 축제였습니다.클래식한 정밀함과 진심 어린 감동이 어우러진 공연에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이민영 지휘자는 음악 교육에 대한 열정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노련한 전문가와 신진 인재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능력을 발휘하며 한-캐나다 공동체의 성장과 활기를 이끌었습니다.고요함과 활기참, 기쁨과 아름다움이 한데 어우러진 멋진 경험을 선...
빠주노초파남보 겨우 일곱자를 외우지 못하는 그 애를 우리는 측은하게 바라보았다. 이처럼 쉬은 것을 일 주일 내내 입에 달고 다니면서 교단 앞에 서기만 하면 빠노파초.. 아니면 빠 초노주.. 무지개 색띠를 더듬거렸다. 저렇게 쩔쩔맬까.숲길을 걷노라면 온몸이 단풍잎처럼 새빨갛게 타오르고 은행잎처럼 노란 광채를 입기도 한다. 폐부까지 짜릿하게 저려오는 소슬바람에 으스스 몸이 떨려 온다. 가을 새벽, 숲속 오솔길을 텅 빈 마음으로 걷는다.너무 많은 것들이 한데 엉겨 그저 멍한 무게만 더해 주는 마음자락이 무거워 오솔 길 벤치에 걸터앉는다....
고국은 긴 겨울의 시작이 될 것 같다. 기적적으로 비상계엄은 5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앞으로 정국은 더 짙어진 안개 속이다. 그 밤에 국회로 달려간 열혈 시민들에게 마음속 깊이 감사드린다. 그리고 비상계엄 속에서 성난 국민과 대치하며 큰 충돌 없이 상황을 마무리한 군인과 경찰들에게도 감사한다.이번 상황은 SNS를 통해 모두 다 생중계돼 이곳 토론토 교포들도 다 지켜볼 수 있었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뭔가 판단하려고 하고, 내적 충돌을 하며 최대한 소극적으로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았다. 명령을 복종할 수밖에 없는 조직에서 생각하고, ...
신라 중엽, 세 명의 왕이 진(眞) 자 돌림의 이름을 가지고 나란히 나타난다. 진흥왕(540~576), 진지왕(576~579), 진평왕(579~632) 3대가 그들이다. 물론, 왕 자신은 이 이름을 모른다. 왕의 이름은 당사자가 죽은 다음에 정해지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생전 업적의 평가나, 후손의 소망이 들어간다. 6세기 중반~7세기 중반, 신라인은 이 세 왕에게 진 자를 쓰며 어떤 엄정한 평가와 강한 소망을 담았을까.서울을 굽어보는 북한산 순수비. 한국일보 자료사진이들이 다스린 100년 가까운 기간 신라는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
민주주의는 결코, 어디에서도 완벽한 정치체제는 아니다. 민주주의의 진정한 의미와 다른 제도에 대한 우월성은 내전과 집단적 폭력을 예측 가능한 일련의 규칙으로 대체했다는 데 있다. 영국 철학자 칼 포퍼(Karl Popper)가 썼듯이, 민주주의는 최고 지도자를 뽑는 것보다는 선출된 지도자가 유혈 사태 없이 약속된 시간에 퇴임하는 게 보장됐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프랑스 철학자이자 경제학자 기 소르망.그런데 민주주의에 대해 너무 많은 이익을 기대한 탓일까. 한국에서는 이런 간단한 정의와 의미가 제대로 이해되지 않는 모습이다. 4명의 전직...
뉴스를 종합해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뉴스 인플루언서들이 가장 선호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한 엑스(X옛 트위터)인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 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최측근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끈다.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인의 21%는 인플루언서로부터 정기적으로 뉴스 정보를 얻는다고 답했다. 특히 18~37세 응답자의 경우 37%에 달해, 젊을수록 인플루언서로부터 뉴스 정보를 얻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
2018년 11월 26일 호주 동북부 퀸즐랜드주 케언즈의 안경날여우박쥐(spectacled flying fox)가 떼죽음을 당했다.27일까지 이틀 사이 호주에 서식하던 종의 약 3분의 1인 2만3,000여 마리가 더위를 못 견뎌 죽은 거였다. 웨스턴시드니대 환경생태학자 저스틴 웰버겐(Justin Welbergen) 박사는 성서적 규모(biblical scale)의 생태학적 재앙이라며 파악되지 않은 서식지까지 감안하면 피해 규모는 3만 마리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전했다.안경날여우박쥐. 호주의 박쥐들이 폭염으로 인한 열 스트레스 - 열 ...
2021년 인도 총인구 중 여성 비율이 역사상 처음 절반을 넘어섰다.인도 정부가 2019~21년 전국 65만 가구를 대상으로 제5차 가족보건조사를 벌여 21년 11월 2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도 남성 1,000명당 여성 비율은 1,020명이었다.지난 11월 22일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한 작가 We The Women 강연회 홍보 페이스북 사진. 인도 역사상 최초로 총인구 중 여성 비율이 절반을 넘어섰다. facebook.com/WeTheWomenAsia산모가 딸을 낳으면 여자의 도리를 못했다는 오명을 쓰기 십상이어서 출산 직후...
토론토에서 교통 체증 문제는 정치적, 사회적 의제로 점점 더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주정부는 차량 이동 속도를 높이겠다는 목표로 새롭게 설치된 자전거 도로를 철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기대와 달리 더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시민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보다 장기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토론토 교통 문제 해결엔 지속 가능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언스플래쉬자전거 도로 철거는 토론토의 주요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를 자동차 중심 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