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평결·막말에도 ‘트럼프 컴백’

수많은 스캔들과 막말, 4건의 형사소송까지 걸려있고,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지탄받던 트럼프를 다시 백악관으로 보낸 미국인은 어떤 사람들일까? 왜 그랬을까? 트럼프가 바꿀 세상을 진단하려면, 우선 이 질문에 대한 답부터 찾아야 한다.애팔래치아산맥 서쪽, 오대호 부근의 넓은 지역은 원래 철강,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였다. 주로 백인들이 좋은 집에서 좋은 차를 타고, 아이들을 좋은 학교에 보내면서 미국 중산층으로 품위 있는 삶을 살고 있었다.그런데 세계화와 함께 변화가 찾아왔다. 동아시아에서 값싸고 질 좋은 공산품이 밀려들면서, 이들의...

싸움닭·마귀할멈...“길들여지지 않은 내가 여기 있다”

경고한다. 이 책에는 사나운 글들이 모여 있다. 여성 독자라면 각오를 하시길. 고삐는 단단히 매셨나? 신경질은 가라앉혔고? 남편에게 허락은 구했는지?2022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한 마거릿 애트우드. 위키미디어 커먼스세계 여성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여성을 향한 15개 멸칭을 주제로 쓴 앤솔러지 복수의 여신은 이처럼 서문에서부터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영국의 작가협회장을 맡았던 작가이자 코미디언, 또 여성평등당을 세운 정치인 산디 토츠비그는 이어 이 책을 집어 든 여성은 영영 회복이 어려울지 모른다고 덧붙인...

김남수의 경제산책 주식 FNMA가 고공행진하는 이유

김남수 본보 경제고문미국대통령선거가 박빙 예상과는 달리 트럼프의낙승으로 끝나니 조금은 싱겁다.트럼프는 상하원의 과반수 의석을 손쉽게 확보함으로써 앞으로 트럼프전행의 독주시대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이 영향으로 미국 주식시장은 기분이 꽤 좋다. 당선다음날 뉴욕증시는 사상최대치의 상승세를 기록했고 투자 전문가들은 빛을 볼업종과 종목을 찾느라고 바쁘게 움직인다.그중에서도Fannie Mae(FNMA: Federal National Mortgage Association) 회사는 특히 관심을 모은다.페니 메는 미국에서 시중은행들이 취...

오늘의 트윗 한국 '우' 도우면 어떤 이득?

황현수의 들은 풍월 <아주 오래된 농담>에서 자살하는 꽃, ‘능소화’

고국에 불어 닥친 의대 열풍은 과하다 못해 눈살을 찌푸릴 정도다. 초등학생 때부터 의대 입시를 준비하는 초등 의대반까지 있다고 한다. 의사는 물론 오랫동안 선망의 직업이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토록 과한 열풍이 부는 것은 기이하다. 그냥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돈 때문이라는 이유 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박완서 소설 &lt;아주 오래된 농담&gt;을 보면 의사에 대한 질투가 묻어 있다. 의사인 주인공 심영빈은 국민학교 6학년 때 같은 반 동창, 유현금을 좋아한다. 영빈의 장래 희망은 의사다. 어느 날 현금이 분홍빛 혀를 쏙 내밀며, 돈...

강남 아파트 vs S&P500?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흥미로운 주장을 접했다. 지난 20년 동안 압구정 등 강남 아파트 가격보다 미국 주식시장이 더 많이 올랐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으니 지금이라도 미국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매우 흥미로운 주장이지만, 필자가 보기에 이보다 훨씬 더 좋은 투자 방법이 있는 것 같다.오늘은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게티이미지뱅크압구정 아파트와 미국 주식, 어디가 더 올랐나?지금으로부터 딱 20년 전인 2004년 말, 압구정에 위치한 84㎡ 아파트의 매매 가격이 6억2,000만 원 전후였다. 지금으로...

오늘의 트윗 국민 정신수준 의심된다

‘이생망’이라는 청춘들 “그래도 ‘조금 망한 사랑’이라면 괜찮겠지요”

망한 사랑은 분명 절망적이다. 그렇지만 조금 망했다면 어떨까.2,000만 원을 빌려준 사촌의 전 연인이 잠적해 버리거나(포기), 하청업체 노동자로 일하다가 오른손이 프레스기에 끼여 다치거나(경기 지역 밖에서 사망), 평범하게 살아가던 어느 날 바람을 피운 남편이 아이는 잘 키우겠으니 제발 헤어져달라고 빌거나(좋아하는 마음 없이).소설가 김지연. 본인 제공김지연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조금 망한 사랑 속 등장인물들은 이처럼 각기 다른 삶의 곤란에 마주해있다. 그러나 제구실하지 못하고 끝장이 남(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이라는 의미의 ...

‘날아다니는 쥐’ 비둘기가 사회에 기여하는 시민이 된다면

2006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소형 배낭을 멘 비둘기가 하늘을 날아다녔다. 위성위치추적장치, 휴대전화용 심 카드 그리고 대기오염 측정 장치가 배낭에 들어 있었다.2006년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날아다니며 실시간으로 대기오염을 측정한 비둘기. &copy;피전 블로그 프로젝트예술가인 베아트리스 다 코스타가 주도해 과학자, 기술자, 비둘기 사육자가 참여한 피전 블로그 프로젝트였다. 아이디어는 간단했다. 비둘기가 수집한 대기오염 정보를 실시간으로 블로그에 올리는 것. 자동차 매연으로 가득 찬 거리, 후미진 골목, 푸른 공원을 돌아다니는 ...

권천학 문학서재 두 개의 구사일생(九死一生)

11월로 들어서자마자 구사일생을 떠올리는 두 개의 기사가 들이닥쳤다. 하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 병사의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의 한 가정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다. 전자는 파병된 북한병사가 전장(戰場)에서 앞서 죽은 전우의 시체 밑에서 죽은 척하여 확인사살을 피해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으며 파병한 북한병사 중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한 명이라는 점에 방점이 찍혔고, 후자는 대저택에서 사는 7가족 중 그 집안의 셋째인 11세의 여자아이가 유일하게 살아남아 범인은 죽은 작은오빠가 아니라 15세의 큰오빠라고 사건의 팩트...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엄마의 헌신보다 제도를 믿고 싶었다

요즘 암은 암도 아니라더라. 긍정적으로 생각해. 왜 현미 밥을 먹지 않아? 가끔 산책도 하고 그래.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의 저자인 김도미(35)씨가 백혈병을 진단받은 후 들은 말들이다. 걱정과 애정이 깔려 있는 말이라는 걸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안다. 하지만 김씨는 이런 말들로 종종 불행했다. 환자의 사소한 생활 습관부터 긍정적인 마음 상태까지 은근히 강요하는 이런 말들에 대해 사람들은 암 환자에게 통제적이거나 지나친 수준의 성찰과 자기돌봄을 요구한다고 꼬집는다.책 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의 저자 김도미씨. 그...

“해상의 우세가 연합군 승리 요인” 해전사의 바이블

1939년 10월 13일 영국 해군의 심장부이자 북해와 대서양을 잇는 요지인 스코틀랜드 북부의 수역 스캐파플로. 당시 31세의 귄터 프린 독일군 중위가 이끄는 유보트 잠수함이 숨어들었다. 모든 기계장치 전원을 내리고 숨죽인 채 날이 저물기를 기다렸다. 잇따른 어뢰 발포. 정박한 영국 전함 로열오크함 선체에서 파편과 함께 물줄기가 솟구쳤다. 파란색, 빨간색, 노란색 화염이 치솟더니 천천히 가라앉았다. 전함을 침몰시켰다. 와아! 제2차 세계대전(1939~1945년) 개전 초기 독일군이 올린 상징적인 승전보다.영국 해군 전함 로열오크함의...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 섞인 쌍둥이, 전쟁은 그렇게 아이들을 길들였다

아고타 크리스토프. 한겨레출판 제공아고타 크리스토프(&Aacute;gota Krist&oacute;f)의 소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한국어 판 제목)은 노트북 삼부작(The Notebook Trilogy)을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 그 세 작품은 비밀 수첩(Le Grand Cahier1986), 타인의 증거(La Preuve 1988), 50년간의 고독(Le Troisi&egrave;me Mensonge1991)이다. 이 작품들은 각각 2년 정도의 간격을 두고 출간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작품으로 읽힌다. 처음 한 권으로 ...

“‘내가 죽을까 봐’ 범죄 저지르는 여성들

1994년 데뷔작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으로부터 딱 30년. 추리소설가 서미애가 걸어온 시간이다. 그의 걸음은 한국 추리소설의 역사가 아닌 현재(박인성 문학평론가)다. 서 작가의 작품은 드라마, 영화, 연극으로 만들어졌고, 한국뿐 아니라 미국, 프랑스, 독일 등 16개국에서 읽힌다. 피해자나 주변인의 위치에만 머물렀던 여성이 주인공이나 빌런(악당)으로 활약하는 그의 추리소설에 세계가 반응했다.올해로 추리소설 등단 30주년을 맞은 서미애 작가가 지난 29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지난...

‘플라스틱 베이비’ 만드는 플라스틱 세상

성형수술(Plastic surgery)의 영어 표현 때문에 성형한 이들을 플라스틱 인간이라고 조롱하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당시에는 남이야 몸속에 플라스틱을 넣건 말건 지나친 타인 비하에 혀를 차고 넘겼다.그러다 몇 년 전부터 줄줄이 밝혀지는 미세플라스틱 유해성 연구 결과를 지켜보며 순간 플라스틱 인간이라는 말이 머리를 스쳤다. 음식과 음식 포장재를 통해 입으로 섭취할 뿐 아니라 실내외 대기 중에서 코로 흡입하는 미세플라스틱 양도 상당하다니, 이렇게 우린 플라스틱 인간이 되어가는구나!나만 해도 장을 볼 때는 크고 작은 주머니며 장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