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1일, 미국 뉴저지에 사는 친구가 연말 인사를 보내왔다. 2009년 달력이 아까워서 가지고 있었는데, 오늘 보니 2026년과 날짜, 요일이 같아 다시 걸어 놓았어. 새해 건강하자 라며 사진과 함께… 내가,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 하며 답장을 했다.이 달력은 한국의 SK 그룹에서 만든 것으로, 중앙에 크게 역동적인 서체가 있고 주변에 작품의 유래와 설명 글이 적혀 있다. 해설이 전부 한자로 되어 있어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디자인이 유식해 보인다. 종이 재질은 고급 수채화 용지(아르쉬/Arches)를 사용...
황순일(토론토)30대에 캐나다에 이민 왔는데 한국에서 산 것보다 더 오래 캐나다에서 살았다.그러나 경계인이다. 양쪽에 모두 부족하다. 한국에선 캐나다 동포이고, 캐나다에선 코리언 캐네디언이다. 캐나다에서 선진국 미국과 캐나다를 배운다.몇 년 전 어느 모임에 한국에서 온 고위 공직자가 연설할 기회가 있었다. 주최 측은 저녁 식사 후 연설하도록 준비했었다. 그러나 그 공직자는 식사 전에 연설해야 된다고 주장, 연설은 식사 전에 했었다. 연설이 끝나고 늦은 식사를 했었다.최근 한인회에서 저명인사들의 연설을 듣고, 저녁 8시가 넘어서 식사...
지난 연말에 유독, 우리나라에서 날아 온 눈 감고 귀 씻고 싶던 일들이 많았다. 매일 들리던 소식은 비리에 대한 것이었고, 가족이 동원되고, 비리를 덮기 위해 비리를 더하고, 그것이 비리인 줄 아는지 모르는지 부끄러운 줄 몰랐고, 그 중심에 권력과 돈이 있었다.하나가 터지니 연쇄반응으로 여기서 저기서, 폭로로 이어졌는데 이미 썩어 문드러진 그들 세계의 비리는 국민만 몰랐지 공공연한 비밀이었던가 보았다. 그 불미스럽던 일들은 정화수 그릇 앞에 선 듯 조심스럽게 새해를 맞으려던 국민에게는 오물이 되어 새 아침의 식탁에 올랐으니 정치인 ...
현대 사회에서 모국어와 더불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은 모국어 하나만 구사하는 사람보다 더 유리한 입장에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 두 언어, 즉 이중 언어 구사의 장점을 살펴보자.이중 언어 구사는 단순한 의사소통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두뇌 능력을 향상시킨다. 이중 언어 구사자는 모국어로 말하거나 글을 쓸 때는 모국어로 생각하고, 외국어로 말하거나 글을 쓸 때는 외국어로 생각해야 하는데, 필요에 따라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전환하는 과정은 두뇌가 집중하고 유연하게 사고하도록 돕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 따르...
서광철(토론토)인간은 자연의 사실을 앎으로써 과연 득을 볼 수 있을건가, 그 비밀을 이용할 수 있을 만큼인간은 성숙했을까? 노벨의 발견이 안성맞춤의 보기입니다. 강력한 폭약은 사람들에게놀라운 일을 할 수 있도록 허락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대범죄인들의 손에 쥐어지면 끔직스런 파괴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노벨과 더불어 인간은 새로운 발견에서 악보다는 선을 끌어낸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피에르 퀴리 1903년 노벨상 시상식2025년 2월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을 방문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우...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월19일 통일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북한의 로동신문을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했을 때, 북한에서 체험했던 로동신문과 관련한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평양 시내 호텔에서 남성이 로동신문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북한의 관영 매체가 만들어내는 선전물을 한국과 같은 자유언론 체제가어떻게 수용할 것인가는 쉬운듯하지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1992년 노태우 정부 때 남북 고위급 회담을 취재하러 북한에 갔을 때였다.일행은 평양 근교의 북한의 영빈관인 백화원 초대소에서 3박4일 동안 묵었다. 방에는 TV가 있었고 그날 ...
사진 출처 권천학 작가2026년, 병오년(丙午年)!말의 해인 병오(丙午)는 육십간지 중 43번째로, 올해는 붉은 말의 해라고해서 적토마(赤免馬)로 일컫는다.육십간지는 10간☓12지를 순서대로 짝을 지어 연결하여 60개가 되고, 이것을 육십간지라고 하는데, 병오가 그중에서 43번째가 된다.10간은 천간(天干)으로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이고 12지는 지지(地支) 자•축•인•묘•진•사•오&bu...
2025년에는 예년에 비해 더 많은 스타들이 아스라한 추억을 남기고 훌쩍 우리 곁을 떠났다.■ 지난 1월15일 광란의 사랑(Wild at Heart1990)으로 칸 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수상했던 데이빗 린치(David Lynch) 감독이 폐기종으로 사망. 향년 78세. 이레이저 헤드(1978), 엘리펀트 맨(1980), 블루 벨벳(1986), 멀홀랜드 드라이브(2001) 등으로 잘알려진 미국 감독.1월22일, 1960년대 노란샤쓰의 사나이(작곡 손석우)를 불러 국내외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한명숙(韓明淑)이 89세로 타계.1월30...
다 벗어던진 나무의 진실, 나목은 생명의 속살은 간직한 채 화려한 외장은 지웠다. 나뭇가지를 흔드는 바람은 더 이상 떨어뜨릴 낙엽이 없는 듯 그 소리마저 공허하다. 낙엽은 어느 사이 자취를 감추고 마지막 잔존마저 잊혀졌다. 나목에 어울리지 않게 추위를 피해 보려 중무장의 방한복으로 걷는 나의 겨울 거리는 을씨년스럽다 못해 황량하기까지 하다. 모두 비우고 떠났는데 나는 아직도 비우지 못하고 삶의 끈을 붙잡고 있다니. 걸으면서 생각한다. 대화는 쉬 단절되고 이해와 용서는 멀리 있다. 마치 겨울 거리 만큼이나 인간의 일들은 겨울을 닮았다...
이메일의 등장은 우리의 소통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 놓았다. 편지는 간편해졌고, 인사 또한 짧고 즉각적으로 전해진다. 성탄절과 연말연시가 되면 주의원, 시의원, 그리고 한민족의 뿌리를 둔 정치인들로부터 가족 사진이나 반려동물 사진이 담긴 인사 카드가 도착한다. 정성은 느껴지지만, 내용은 대개 비슷하다.이는 마치 대소 한인행사에서 반복되는 정치인들의 인사말을 떠올리게 한다.6일 토론토한인회관에서 열린 한인회 갈라에서 참석자들이 축사 순서 중 연단 쪽으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진 한국일보이달 초 토론토에서 열린 한인회 모금 갈라 역시...
1950~60년대에 미국에 MM(마릴린 몬로)가 있다면 프랑스엔 BB가 있다고 할 만큼 한 시대를 풍미하던 프랑스 유명 배우이자 가수인 브리지트 바르도(BB)가 28일 향년 91세로 별세했다.BB는 일찍이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And God Created Woman)를 통해 요부(妖婦)의 화신(化神)으로 자리매김했었다.1956년 영화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Et Dieu...Créa la Femme)는 그 제목부터 아담과 이브 같은 야릇한 뉘앙스를 풍기지만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 그러나 악마는 BB를...
1년 전쯤, 한 신규 예능 프로그램으로부터 출연자의 심리상담 제의를 받았다. 연애 경험이 없는 일반인 출연자들의 연애 시작을 진심으로 돕고 싶다는 제작진의 말에 촬영에 참여했지만,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유명인도 아닌 모솔들의 연애 시도에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까? 안 그래도 점차 연애를 안 하는 시대인데.영화 500일의 썸머에서 운명적 사랑을 믿는 톰은 사랑은 환상일 뿐이라 생각하는 썸머에게 푹 빠져버린다. 팝엔터테인먼트 제공기우였다.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는 엄청난 흥행을 거두었고, 나는 TV 틀었다가 선생님이 나와 깜...
2025년 12월, 우리가 사랑했던 배우 조진웅씨가 무대 뒤로 영영 사라졌다.30년 전 소년시절의 과오가 박제된 기록으로 소환되자, 대중은 기다렸다는 듯 돌을 던졌다. 그가 쌓아온 성실한 연기와 사회적 공헌은 위선이라는 한마디로 침식되었고, 그는 배우로서의 사형선고를 받아들였다.배우 조진웅은소년범 논란에 휩싸이자 이달 6일 은퇴를 선언했다. 연합뉴스 사진이 사건은 단순히 한 개인의 몰락이 아니라, 우리 시대가 타인을 심판하며 얻는 도덕적 쾌락의 본질을 묻게 한다.- 디지털 파놉티콘: 망각이 허락되지 않는 감옥철학자이자 작가인 미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