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수의 인문학 한담 인공지능 시대에 중요한 인문학

오늘날 우리는 과학과 기술의 눈부신 발전을 실감하며 살아간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며, 생성형 인공지능 (Generative AI)은 개인의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취향을 예측하고 심지어 사고의 패턴을 추론하려고 시도한다. 기계가 점점 더 지능적이고 효율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이제는 문학, 역사, 철학과 같은 인문학을 실용성이 떨어지는 학문으로 간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데이터, 알고리즘, 자동화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진정한 가치는 오직 과...

이현수의 인문학 한담 문학의 한 장르인 수필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을 의미하는 수필(隨筆)이란 용어는 중국 송나라에서 처음 쓰였고, 수필이라는 개념이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은 조선 초기라고 한다. 다만 조선 시대의 문인들이 쓴 글은 수필이라는 명칭보다 잡기(雜記), 필기(筆記), 기문(記文) 등으로 불렸는데 실질적으로는 일상의 소감, 견문, 역사, 인물 이야기 등 자유로운 형식이 많았는데 오늘날 우리가 수필이라고 부르는 글들이다.언스플래쉬수필은 글쓴이의 생각, 느낌, 체험을 자유롭게 기술하는 산문 형식의 글이다. 소설이나 시처럼 일정한 형식을 따르지 않고, 논문처럼 객관적 논리...

이현수의 인문학 한담 ‘이방인’이 난해한 소설?

알베르 까뮈의 이방인은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 널리 읽히지만 이해가 잘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독자가 많이 있다. 왜 그럴까?1942년에 초판이 발간된 이방인은 일인칭 소설로서 주인공 뫼르소(Meursault)가 화자(話者)이다. 그는 알제리에 살고 있는 평범한 회사원인데 매사에 무관심하다. 어머니가 사망하자 그녀가 살고 있던 양로원에서 거행된 장례식에 참석해서 부모를 여읜 다른 사람들처럼 슬퍼하지도 않고 관 속에 누워있는 어머니의 시신 보기를 거부하는 등 상주의 신분에 걸맞은 행동을 하지 않는다. 장례식 후에는 어머니의 묘소에 참배도 ...

이현수의 인문학 한담 로마 문자의 기원과 진화

영어는 영어권 국가들의 언어이지만 현재 사실상 세계적 공통어(lingua franca)가 되어 널리 쓰이고 있다. 영어의 표기 수단인 로마 문자(Roman alphabet)를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쓰고 있는데 로마 문자는 어떻게 생겨나서 진화하였나?한글은 15세기에 명확한 목적과 철학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창제되었는데 이는 인류 언어 역사에서 유례없는 일이다. 한글과 달리 세계의 모든 문자는 자연스럽게 생겨나서 오랜 세월에 걸쳐 진화하면서 형성되었다.오늘날 영어를 비롯한 많은 언어에서 사용하는 로마 문자 역시 수천 년에 걸쳐 만들...

이현수의 인문학 한담 르네상스의 발상지 피렌체 탐방기

르네상스(Renaissance) 거장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유적과 그들이 남긴 작품들을 현장에서 직접 보기 위해 나는 아내와 함께 르네상스의 발상지 피렌체(Firenze, 영어로는 Florence)를 방문했다.르네상스는 재발견한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철학, 과학, 문학, 예술을 기반으로 14세기부터 17세기까지 유럽에서 이루어진 문예 부흥이다. 르네상스는 현대 서양 문명의 기틀을 다지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피렌체 사진. 언스플래쉬인문주의(휴머니즘): 인간의 이성, 자유, 존엄성을 강조하며 인간이 스스로의 능력...

이현수의 인문학 한담 독서 예찬

책은 인류가 축적한 지식의 보고인 동시에 세대 간 지혜를 전수하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책은 인간의 사고의 폭과 깊이를 확장하고,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문명을 발전시키는 필수적인 도구이다. 우리는 책을 통해 과거의 지혜를 배우고, 현재를 이해하며,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책 읽기, 즉 독서는 우리의 지능적 성장을 촉진시키고, 감성을 풍부하게 하며, 상상력을 자극하는 창의적인 활동이다. 구체적으로 독서의 혜택은 무엇인가?독서는 지식을 쌓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우리는 책을 통해서 역사, 철학, 과학, 문학, 예술 등 다양한 ...

이현수의 인문학 한담 소셜 미디어를 통한 사회 참여

은퇴는 양날의 검과 같다. 나는 직장 생활을 마침과 동시에 온전한 자유인이 되었지만, 다른 한편으로 오랜 세월 국제 금융업에 종사하며 구축한 폭넓은 인맥과의 관계가 소원해졌다.나는 은퇴 후 사회적 고립이 불러온 소외감 속에서 보람된 소일거리를 찾으려고 고심했다. 그러다가 소셜 미디어가 자기 표현과 사회 참여를 위한 강력한 플랫폼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여러 주제에 관한 글을 써서 페이스북과 블록 그리고 다양한 온라인 공간에 올려서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시작했다.디지털 세계는 지리적 장벽을 허물어 준다. 소셜 미디어에 올린 글을 통해 ...

이현수의 인문학 한담 문학이란 무엇인가?

문학(literature)은 인간의 경험과 상상력의 산물을 언어로 표현하는 예술의 한 형태로 감정, 사상, 이야기 등을 시, 소설, 희곡, 수필 등 다양한 형식으로 전달한다.작가는 자신만의 언어와 스타일을 사용해 독자와의 감정적 또는 지적 연결을 형성하기 위해 창작하는데 작품이 명작의 반열에 오르려면 보편적 관심사를 원숙하게 표현하며 탁월하고 영구한 예술적 또는 지적 가치가 있어야 한다.문학 작품은 저술된 시대, 사회, 문화를 반영한다. 실제로 문학은 인간의 경험이나 상상에 기반한 이야기의 저장소로서 인간 표현의 역사에서 중추적 역...

이현수의 인문학 한담 아마추어 등산가의 산행기

한반도는 약 66퍼센트가 산지(山地)라 도처에 산이 많은데 대부분 접근성이 좋고, 오르기 쉽다. 그래서 많은 한국인들이 등산을 즐긴다. 등산은 한국인의 국민 스포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 역시 등산 애호가이다. 내가 캐나다로 이주하여 토론토 교외에 거주하며 가장 아쉬운 것은 근처에 등산할 만한 산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토론토 인근 야산에서 하이킹을 한다. 그러나 서울에 가서는 본격적으로 등산을 한다. 나는 친구들과 함께 북한산, 도봉산, 청계산, 수락산, 관악산, 대모산, 광교산등을 수 없이 올랐다. 그리고 서울 근교를 벗...

이현수의 인문학 한담 스페인 기행

한국에 체류하고 있던 나와 아내는 스페인(Spain, 현지어로 Espana) 일주 관광을 위해 대한항공 비행기로 바르셀로나로 날라 갔다. 우리의 코치투어(coach tour)는 바르셀로나에서 시작되었는데 우리는 스페인의 주요 도시들, 즉 몽세랏, 발렌시아, 그라나다, 코르도바, 세비아, 카보다로카, 파티마, 살라망카, 톨레도, 마드리드로 이동하며 각 도시의 관광 명소를 방문하였다. 그리고 마드리드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바르셀로나로 되돌아 가서 관광을 마쳤다. 코치(대형버스)로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것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피곤하기...

이현수의 인문학 한담 황혼의 길목에서

당나라 시인 두보의 시(詩) 곡강(曲江)에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는 시구(詩句)가 나오는데 이 때문에 나이 70을 고희라고 한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이 말의 의미가 퇴색했다. 의술이 발달하고 사람들이 건강 관리를 잘해서 장수하기 때문이다. 나는 고희를 넘기고도 10년 이상을 살고 있으니 더 바랄 것이 없다.인간은 자기가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부터 번민하기 시작한다. 어차피 죽어 없어질 운명인데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의문이 생기고 허무감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엄청난 경쟁을 물리치고 태어난 것을 큰...

이현수의 인문학 한담 북유럽 기행

한국에 체류하고 있던 나는 아내와 함께 북유럽 4개국 패키지 투어(package tour)에 참여하여 노르웨이의 오슬로(Oslo)로 날아갔다. 비행시간은 약 10시간이었다. 우리 일행은 오슬로 시내 관광을 뒤로 미루고 코치(coach: 대형 버스)에 탑승하여 노르웨이의 국토 서쪽 끝 노르웨이해(Norwegian Sea) 연안에 있는 베르겐(Bergen)을 향해 대장정에 올랐다. 베르겐은 노르웨이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가장 큰 항구이다. 우리는 베르겐으로 직행하지 않고 우회하며 여러 소도시에 들려서 관광하고 거대한 빙하를 구경하...

이현수의 인문학 한담 미국 영어 vs 영국 영어

1620년에 102명의 영국 청교도(Puritans)가메이플라워(Mayflower)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가 지금의 플리머스(Plymouth) 지역에 정착하였는데 이것이 영어가 미대륙에 본격적으로 뿌리를 내리는 계기가 되었다.그러나 긴 세월이 흐르며 미국인들이 사용하는 영어는 영국 영어(British English)에서 점차 일탈하여 미국 영어(American English)가 되었다. 미국 영어가 영국 영어와 다른 점을 익살스럽게 지적한 두 영국인이 있다. 조지 버너드 쇼(George Bernard Shaw)는 영국과 미국은 공통...

이현수의 인문학 한담 자동차 여행의 추억

북미에서는 비행기와 자동차가 장거리 여행의 주된 이동 수단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보다 자동차 여행을 더 선호한다. 자동차로 여행하면 가족을 동반하기 쉽고 비용도 덜 들며 마음이 내키는 대로 쉬어 가며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미국인들과 캐나다인들은 일생에 한 번 자동차로 대륙을 횡단하겠다는 꿈을 꾼다.캐나다에 거주하며 나 역시 같은 꿈을 꾸었지만 끝내 그 꿈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그 대신 캐나다와 미국에서 가족과 함께 자동차 여행을 여러 번 했는데 그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여행이 셋 있다.언스플래...

이현수의 인문학 한담 펄 벅 – 대지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내가 대학을 다니던 1960대에는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펄 벅(Pearl S. Buck)의 인기가 대단했다. 그녀의 소설 중에서 특히 대지(The Good Earth)와 북경에서 온 편지(Letter from Peking)가 원서로 널리 읽혔다. 미국에서 태어난 펄 벅은 선교사인 부모를 따라 중국에 가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중국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친 그녀는 미국에 돌아가 대학을 졸업하고 농업 교사인 남편과 함께 다시 중국에 가서 5년을 살았다. 작가가 된 그녀는 다수의 장편과 단편 소설을 썼고 자서전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