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의 뜨거운 심장이 다시 뛰고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맞아, 한국인의 응원 문화를 되짚어 본다.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손뼉을 치게 되는, 대~한민국! 짝짝 짝 짝짝 응원 박수는 <2002 한일월드컵> 당시 대한민국 대표팀이 4강 신화를 쓰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 응원법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어, 길거리 응원 문화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다.박수 소리를 자세히 들어보면 짝짝(2) + 짝(1) + 짝짝(2)으로 총 5번의 박수가 이어진다. 이 리듬은 서구권 축구 응원에서 ...
1960년, 현제명(서울대학교 음대학장)은 평소 친분이 있던 김연준 (한양대학교 총장)에게 평화신문을 경영하는 홍찬 씨가 파산 지경인데, 그 신문을 인수해 보면 어떨까요?라는 제의를 한다. 이전부터 신문사를 통한 사회적 계도에 관심이 있었던 김총장은 이 제의를 수락해 인수 이듬해인 1961년, 제호를 <대한일보>로 바꾸며 재창간을 한다.재창간 후 10여 년 남짓이 지난 1973년 5월, 갑자기 <대한일보>에 비극적인 일이 생긴다. 그 사건의 중심에 윤필용 필화 사건이 있었다.1970년대 박정희 정권 시절, 수도...
음악적으로 합이 잘 맞는 부부가 서로 도와주며 예술적 동지로서 함께하는 모습은 참 보기 좋다. 그런 면에서 음악계의 전설적인 콤비인 김희갑과 양인자 부부는 따스한 감동과 고귀함을 느끼게 한다.내가 두 사람에게 관심을 갖게 된 건, 아들 김덕기 지휘자와의 인연 때문이다. 1990년대 초, 독일 유학을 마치고 막 돌아온 그는 귀국 직후부터 클래식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나는 <MBC 가을맞이 가곡의 밤>의 연출을 했고, 김덕기는 지휘자로 함께 공연을 만들었다. 가곡은 오케스트라가 성악가의 목소리를 덮지 않아야 해요.라며 섬...
지난해 여름,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여행을 갔었다. 시내 이곳저곳을 구경하다가 우연히 호텔 캘리포니아(Hotel California)라는 간판이 눈에 띄었다. 어, 여기에 호텔 캘리포니아가 있네? 무심코 던진 내 말에 옆에서 운전하던 딸아이가 아빠, 여기가 캘리포니아니까 당연히 있지. 그리고 호텔 캘리포니아는 여러 곳에 많아.라고 한다.그래? 난 LA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멋쩍은 말을 하고는, 빛바랜 청춘 시절 호텔 캘리포니아에 대한 추억이 아련히 생각났다.1977년, 해군을 막 제대하고 복학했던 때다. 같은 과(科) ...
몇 년 전, 고국의 어머니 장례식장에서 고교 동창 녀석이 나직이 위로를 건넸다. 너네 어머니 청국장은 참 끝내줬는데… 그 뜨끈한 밥에다가 한 숟가락 쓱 비벼 먹으면 정말 환상이었지어머니는 친구들이 집으로 놀러 오면 배고프지, 조금만 기다려라하시며 밥상을 차려 내셨다. 그때 운 좋은 친구들이 얻어먹었던 그 별미가 함경도식 청국장이었다.어머니는 일제강점기, 함경북도 회령에서 6남매의 막내로 태어나셨다. 다섯 살 되던 해, 외할아버지께서 두만강 건너 연변의 하마탕(蛤蟆塘)으로 이주하면서 어린 시절을 그곳에서 보낸다. 하지만 ...
옛 다이어리를 정리하다가 총각 시절에 법정스님을 뵈었던 기억이 떠 올랐다. 1983년 초여름, 알 수 없는 바람에 이끌려 혼자 전라남도 순천에 있는 송광사로 여행을 갔었다.흙먼지 날리는 비포장도로를 달려 시외버스가 송광사 주차장에 멈춘다. 열린 버스 문 사이로 짙은 흙 내음과 풀 비린내가 훅 끼쳐왔다. 주차장에서 송광사까지는 소나무 숲 속을 20여 분 정도 더 걸어야 했다. 황토와 굵은 모래가 뒤섞인 길을 걷는 동안 서걱거리는 소리가 정겨웠지만, 한편으론 돌아가야 할 막차 시간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주차장 근처에 민박집이 몇...
가끔, 함께 콘서트를 보러 다니는 선배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번 4월에 나이아가라에서 <사이먼 가펑클(Simon Garfunkel)> 공연이 있는데, 부부 동반으로 같이 갈까?해서, 그런데, 사이먼과 가펑클은 벌써 헤어지지 않았나요?라고 되물었다. 그게, 실제 그들의 공연은 아니고, 두 사람의 음악 인생을 영화처럼 꾸민 콘서트 스타일의 쇼야 그래요! 봄나들이 겸 해서 가죠, 나이아가라 쌀국수 맛집도 들리고…사이먼과 가펑클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단짝이었다. 미국 뉴욕의 퀸즈(Queens)에서 자란, 둘은 19...
고국에 가면 잠을 설쳐, 해가 미처 뜨지도 않은 시간에 숙소 근처를 산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던 중, 달빛의 끄트머리 사이로 택배 기사들이 물건을 나르는 모습을 보면서 참, 부지런히 열심히들 산다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내가 이민을 떠나기 전에는 보지 못했던 낯선 장면이다.저녁 설거지를 끝내고 하루의 일상이 끝나는 늦은 밤. 내일 아침 반찬거리를 걱정하던 주부는 쿠팡 같은 쇼핑 플랫폼(Platfom)으로 먹거리를 주문한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문을 열면 주문한 식재료가 놓여 있다.이제 퇴근길에 무거운 짐을 들고 장을 보...
아들 녀석이 추워 밖에도 자주 못 나가는데…하며 수경 재배나 하라고 에어로가든(Aerogarden)을 사주었다. 그런데 몇 년 전 겨울, 두 달 정도 고국을 다녀왔더니 화분이 모두 말라비틀어져 버린 일이 있었다. 그 뒤부터 겨울에는 아예 식물 키울 생각을 접었는데… 솔직히, 처음에는 수경 재배가 인공 빛과 물로 식물을 키우는 것이라 별 흥미를 못 느꼈다. 그런데 막상 거실 한복판에 초록이 밀고 올라오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고 마음이 따듯해지는 것이다.<에어로가든>에서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것은 바질...
도대체 그 연은 어디로 갔을까?하며, 며칠을 지하실과 창고를 찾아다녔다. 여보, 우리 이민 왔을 때 그, 스카버러 콘도에 걸려 있던 연, 기억나지? 하며 아내에게 물었다. 당신은 벌써 몇 번을 물어보네. 그 연, 없어진 지 오래됐다고 여러 번 말했는데…라고 한다.캐나다로 이민 오기 전이니까, 1998년 말이지 싶다. 한국 전통연(鳶)을 평생 연구한 노유상(盧裕相) 선생의 전시회에 갔었다. 서울 인사동 학고재 갤러리에서 <하늘을 수놓는 소망의 날개 짓>이라는 부제로 열린 전시회였다. 이 전시회는 단순한 민속품 ...
지난해 12월 31일, 미국 뉴저지에 사는 친구가 연말 인사를 보내왔다. 2009년 달력이 아까워서 가지고 있었는데, 오늘 보니 2026년과 날짜, 요일이 같아 다시 걸어 놓았어. 새해 건강하자 라며 사진과 함께… 내가,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 하며 답장을 했다.이 달력은 한국의 SK 그룹에서 만든 것으로, 중앙에 크게 역동적인 서체가 있고 주변에 작품의 유래와 설명 글이 적혀 있다. 해설이 전부 한자로 되어 있어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디자인이 유식해 보인다. 종이 재질은 고급 수채화 용지(아르쉬/Arches)를 사용...
연말이라 그런지, 창 밖의 빈 나뭇가지 사이로 비치는 겨울 하늘을 보고 있으면 마음 한구석이 텅 빈 것 같다. 그 호젓함을 채우듯, 흥얼거리는 노래가 있다. <낭만에 대하여>라는 노래인데, 앞부분은 잘 기억이 안 나고… 이제 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 만은/ 웬 지 한 곳이 비어 있는/ 내 가슴에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신기하게 이 구절만, 오래된 레코드판의 흉터에 바늘이 툭, 툭 걸린 것처럼 자꾸 제자리를 맴돈다.최백호가 부른 <낭만에 대하여>는 1995년 시청률 50%를 넘나들던...
지난 11월 23일, 아나운서 출신인 변웅전(邊雄田) 전 국회의원이 향년 85세로 세상을 떠났다.나와는 직장 선후배로 만나 함께 근무했기에 그의 죽음은 남다르다. 1991년즈음, 나는 MBC에서 출판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당시 변웅전 아나운서 국장으로부터 한번 보자고 연락이 왔다. 내가 이번에 자서전을 내려고 해요. 혹시, 좀 황현수씨가 도와줄 수 있을까 싶어서요 한다. 그때 방송에서 보던 그 깔끔하고 매끈한 외모와는 달리 소박하고 털털한 말투가 첫인상으로 남는다.변웅전은 1970~80년대 방송계를 주름잡았던 전설적인 어...
요즘 AI(인공지능)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오픈 AI>의 샘 알트만, <엔비디아>의 젠슨 황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젠슨 황은 한국에서 단연 존재감을 보여 주었다. 지난 10월, 한국 경주 APEC에서 글로벌 리더로서 기조연설을 했고, 각국 정상들과 개별 미팅을 주도하였다. 그뿐 만 아니라 삼성, 현대 총수들과 <깐부 치킨>에서 생맥주를 마시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며 그가 이 시대의 AI 리더 임을 널리 알린다.젠슨 황(Jensen Huang)은 중국 저장...
고국에 다녀왔다고 하니, 맛있는 거 많이 먹었어요?하는 질문을 많이 들었다. 고국을 찾는 이유 중의 하나가, 이민 오기 전에 먹었던 진짜 깊은 맛이 그리워서이지 싶다.토론토에서는 해산물이 귀해, 고국에 가자마자 찾은 곳이 횟집이었다. 고급회를 파는 일식집이 아니고 수족관에 있는 생선을 바로잡아 막 회를 떠 주는 곳 말이다. 회와 함께 나오는 상추, 깻잎, 백김치, 김, 미역, 꼬시래기, 막장 등 쌈을 싸 먹게 곁들여 주는 해초류는 보기만 해도 입맛을 돋운다. 서비스로 나오는 새우, 고구마, 오징어 등의 튀김. 김치전과 꽁치 구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