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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네 슈예르벡
Helene Schjerfbeck (1862~1946)
- 미디어2 (web@koreatimes.net)
- Feb 24 2021 06:33 PM
핀란드의 뭉크’ 자연주의에서 모더니즘까지 섭렵한 핀란드 국민화가
▲ 자화상/1885
헬레네 슈예르벡은 핀란드의 여류화가다. 1862년 7월 10일 헬싱키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예술적 삶은 4살 때 집앞 계단에서 넘어지면서 시작됐다. 그 후유증으로 평생 다리를 절게 되었고, 아버지는 아픈 딸에게 연필을 주어 그림을 그리게 했다. 헬레네는 후에 이렇게 말했다. “아이에게 연필을 주면 전 우주를 주게 된다.” 그것은 사실이었고 재능은 결코 무시될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헬레네의 재능을 발견한 교사의 주선으로 그는 11세부터 핀란드 예술협회 미술학교에서 드로잉 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나 13세가 되던 해에 아버지가 결핵으로 돌아가시자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중단할 위기에 놓였다.
▲ 빌헬름 폰 슈베린의 죽음/1879 17세에 핀란드미술협회상을 수상한 작품.
▲ 눈속의 상처 입은 전사, 1880
어머니 올가는 바느질과 하숙으로 살림을 꾸려나갔고, 딸의 예술활동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오직 유일한 후원자는 아버지 뿐이었다. 그러나 그의 재능을 알아본 독일출신의 아돌프 폰 베커가 자신의 미술아카데미에 수업료를 면제해주어 1877년부터 80년까지 미술공부를 계속 할 수 있었다. 이 학교에서 헬레네는 프랑스의 유화기법을 베커에게서 배웠다.
1879년 17세가 되던 해에 ‘빌헬름 폰 슈베린의 죽음’이라는 작품으로 핀란드미술협회상을 수상하면서 핀란드 화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초기작품에는 ‘눈 속의 상처 입은 전사 (1880)’ ‘1600년 린 셰핑 감옥 문에서 (1882)’등과 같은 역사적인 그림들이 더러 있다. 역사화는 일반적으로 남성화가의 영역이었다. 그 작품들은 자연주의 화법의 역사화였지만 그에게는 또 다른 정물화였다.
각종 미술대회에서 입상한 헬레네는 1880년 러시아 황실 원로원의 후원으로 파리로 건너가 역사화, 자연주의, 상징주의까지 여러 기법을 두루 섭렵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 나갔다. 평생동안 파리는 그에게 꿈의 도시였다. 그곳에서 그는 예술가의 삶을 살았다. 다락방에서 잠을 자고 열심히 일하고 동료화가들과 우정을 쌓으면서.
핀란드로 귀국한 뒤에는 해마다 핀란드 미협이 주관하는 전시회에 참가하고 삽화를 그려 생활비를 벌어 작업을 해나갔다. 1890년부터는 자신이 공부했던 핀란드 예술협회 미술학교에서 학생들도 가르쳤다. 그는 왕성한 창작욕으로 1천여점의 작품을 남길 정도였으며 초기 자연주의에서 모더니즘까지 다양한 화풍을 구현했다.
▲ Girls Reading. 1907
▲ Old Woman, 1907
1902년에 건강악화로 히빈까(Hyvinkaa)로 이주해 시골생활을 하며 작품활동을 했다. 핀란드미술은 대체로 어두운 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인데 그의 작품들도 절제된 빛으로 다소 어둡고 침체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는 핀란드의 자연환경 탓도 있지만 개인적인 배경과 성향이 아닐까..
헬레네의 생일인 7월 10일은 핀란드의 예술을 기념하는 국경일이다. 헬레네는 핀란드에서 가장 사랑받는 예술가 중 한 사람이며, “핀란드의 뭉크”로 불러진다. 또한 덴마크의 화가 빌헬름 함메르쇼이의 우울함도 엿볼 수 있다.
핀란드는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문화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었다. 국민들의 문화 예술에 대한 관심은 창의적인 핀란드 문화 발전의 기반이 되어 유럽 국가 중 예술 분야에 공적 지원이 가장 많은 국가이기도 하다
헬싱키 남서쪽에 있는 해변마을인 에케나스에는 어디를 가든 헬레네의 이름이 있다. 19세기 초 웨더 보드 하우스가 늘어선 거리는 그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으며, 헬레네 슈예르벡 카페에서는 그의 이니셜 HS가 있는 링곤 베리와 쓴 초콜릿 케이크를 제공한다. 그는 시골에 은둔하면서도 외향적이고 야심이 많았으며 특히 세련된 옷차림으로 패션에 관심이 많았다.
헬레네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림에 대한 열정이 대단해서 자신을 탐구대상으로 삼아 자화상을 그렸다. 자화상은 그의 가장 놀라운 업적이며 죽음에 대한 탐구였다. 요양소에서 암으로 죽어 가는 삶의 끝무렵에 그려진 자화상은 한 사람의 인생이 과거의 모든 것으로부터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시기별로 자화상을 끊임없이 그려나갔다.
▲ 자화상/1939
1915년 헬싱키 아테네움은 헬레네에게 자화상을 의뢰했고, 권위있고 규모있는 그 전시회에 유일하게 초대받은 여성작가였다.
1946년 83세의 나이로 예술가의 여정을 마감했다.
정리/주간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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